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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자적한 하루

오늘은 아주 유유자적한 하루였다. 아침에 일어나서 화창한 날씨를 보고 창 밖을 내다보니 산들이 마치 연무로 누렇게 감싸여 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나니 심신이 맑아졌고, 이튿날에는 전날에 있던 스트레스와 걱정들이 한순간에 사라진 듯했다.

아침을 마무리하고 조용하게 걷는 기분으로 출근길을 걸었다. 도심 한복판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동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의 움직임은 느긋하고 차분했다. 생각보다 바빠서 지나치곤 했던 이동 동선들, 건물들, 사람들의 풍경들을 처음 보는 듯 신선했다.

회사에 도착해 일을 시작하면서도, 이 이전에 느려지고 귀찮았던 업무도 한결 가볍게 다가왔다. 주변 직원들도 지루한 근무일이라고 하지 않고 오늘 하루를 기분 좋게 보낼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래서 오늘은 좋은 음악을 들으며 일을 해보자는 의견이 나왔고, 업무실은 음악 소리로 가득 차게 되었다. 음악을 들으며 업무를 하니, 마음속이 평온해지며 일의 집중도가 높아졌다.

점심 시간에는 동료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평소에는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같이 식사하지 않았는데, 오늘은 모두가 여유롭게 차분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업무 이야기 보다는 일상 이야기 위주로 나누었는데, 이전에는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졌던 것들이 더 따뜻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오후에는 마음의 여유가 생겨서 그런지, 업무에 대한 접근도 좀 더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었다. 문제의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오랜 시간을 들여야 하는 일들도 간단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더 많은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할 수 있게 되었고, 예정된 마감 시간도 쉽게 맞출 수 있었다.

퇴근 후에는 공원에 가서 산책을 하며 마음을 비웠다. 시원한 공기와 바람, 그리고 높고 건강한 나무들이 나를 반겨주었다. 아무 생각 없이 걷다보면 내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져서, 평상시에는 힘들어 보였던 습관적인 사고와 감정들이 모두 떨어져 나간 것 같았다.

저녁 시간에는 집에서 쉬기로 했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마음을 편히 때리기로 했다. 평소에도 재밌어서 자주 보던 작품들을 골라서 보았다. 웃을 수 있게 되고, 주인공들의 성장과 이야기에 공감하며 마음까지 따뜻해졌다. 규칙적으로 자리에서 벗어나서 휴식을 취하니 일상의 피로와 스트레스가 사라져 내면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이렇게 유유자적한 하루를 보내니 마음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 이전에는 간과하고 너무나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큰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깨달았다. 평소에는 물론이고 업무나 일상에서도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접근하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생각지도 못했던 행복과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었던 오늘의 유유자적한 하루였다.